:: 글답변 ::
이 름
패스워드
이메일
홈페이지
옵 션
html
제 목
> > > 유웅열 [ryuwy] > 2019-03-18 ㅣ No.94822 > > 아저씨!… 아저씨! 잠깐만요 > 지난 어느날 영동고속도로 OO휴게소... > 한 중년 부인이 승용차 창문을 반쯤 내리고 > 부근에서 빗자루 질 하는 미화원 박씨를 불렀다. > > 박씨는 부인이 부르는 > '아저씨'가 자신이란 걸 뒤늦게 알고 고개를 돌렸다. > > 이거(일회용 종이컵)어디에 버려요? > " 이리 주세요." 그걸 몰라서 묻나. > 쓰레기통까지 가기가 그렇게 귀찮은가… > > 박씨는 휴게소 미화원으로 > 일한 지 이 날로 꼭 한 달째다. > > 그런데도 아저씨란 호칭이 낯설다. > 지난 27년 동안 신부님이란 소리만 듣고 > 살았기 때문이다. > > 안식년을 이용해 > 휴게소 미화원으로 취직한 청소부가 된 > 박신부. > > 그는 오전 8시부터 >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휴게소 광장을 >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며 빗자루 질을 한다. > > 그의 신분을 > 아는 사람은 주변에 한 명도 없다. > > 기자의 기습에 깜짝 놀란 > 그는 아무도 모르게 하는 일인데 하며 > 사람들 눈을 피해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. > 사람들 사는 게 > 점점 힘들어 보여서 > 삶의 현장으로 나와 본 거예요. > > 난 신학교 출신이라 > 돈 벌어본 적도 없고, > 세상 물정에도 어두워요. > > 신자들이 어떻게 벌어서 >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 장만하고, > 교무금을 내는지 알아야 하잖아요. > > 그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> 소위 빽을 경험했다. > > 농공단지에 일자리를 > 알아보려고 갔는데 나이가 많아 >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. > > 아는 사람이 힘을 써줘서 > 겨우 휴게소 미화원 자리를 얻기는 했지만 > 사오정'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이 우스갯 소리가 > 아니란 걸 피부로 느꼈다. > > 그는 출근 첫날 > 빗자루를 내던지고 그만두려고 했다. > 화장실 구역을 배정 받았는데 > 허리 펴 볼 틈도 없이 바쁘고 힘이 들었다. > > 대소변 묻은 변기 닦아내고, > 발자국 난 바닥 걸레질하고, > 담배 한대 피우고 돌아오면 또 엉망이고…. > > 그래도 일이 고달픈 건 견딜 만 했다. > 사람들 멸시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. > > 어느 날, 한 여성이 > 커피 자판기 앞에서 구시렁거리며 불평을 했다. >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> 커피가 걸쭉하게 나와 도저히 > 마실 수 없는 상태였다. > > 박신부는 휴게소 직원으로서 > 자신의 동전을 다시 넣고 제대로 된 > 커피를 뽑아주었다. 그랬더니 그 여성이 > "고마워요. > 저건(걸쭉한 커피) 아저씨 드시면 > 되겠네"라며 > 돌아서는 게 아닌가? > > "제가 그 때 > 청소복이 아니라 신사복 차림이었다면 > 그 여성이 어떤 인사를 했을까요? > >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 되죠. > 박신부는 그러고 보면 지난 27년 동안 > 사제복 덕분에 분에 넘치는 인사와 대접을 받고 > 살았는지도 모르겠다"고 덧붙였다. > > 그는 눈물 젖은(?) 호두과자도 먹어보았다. > 아침식사를 거르고 나왔는데 허기가 져서 도저히 > 빗자루 질을 할 수가 없었다. > > 하는 수 없이 >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들고 > 트럭 뒤에 쪼그려 앉아 몰래 먹었다. > 손님들 앞에서 > 음식물 섭취와 흡연을 금지하는 > 근무규정 때문이다. > 그의 한달 세전 월급은 120만원. > 그는 "하루 12시간씩 청소하고 한 달에 > 120만원 받으면 많이 받는 거냐?, 적게 받는 거냐?"고 > 기자에게 물었다. > 또 "언젠가 신자가 사다준 반팔 티셔츠에 > 10만원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던데… 라며 > 120만원의 가치를 따져보았다. > > 이번엔 기자가 > 신부님이 평범한 50대 중반 가장이라면 > 그 월급으로 생활할 수 있겠어요 라고 물었다. > > 내 씀씀이에 맞추면 도저히 계산을 못하겠네요. 그 수입으로는 > 평범한 가장이 아니라 > 쪼들리는 가장밖에 안 될 것 같은데... > > 그는 "신자들은 > 그런데도 헌금에 교무금에 건축기금까지 낸다 며 > 이제 신자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.그 > 는 그동안 강론대 에서 > '사랑'을 입버릇 처럼 얘기했는데, > 청소부로 일 해보니까 휴지는 휴지통에,꽁초는 재떨이에 버리는 게 > 사랑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. > >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> 누군가가 그걸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혀야 합니다. > >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평범한 일입니다. > 또 과시할 것도 없고, 누가 알아 주기를 바랄 필요도 없죠. > > 시기질투도 없습니다. 그게 참사랑입니다. > 그는 신자들이 허리굽혀 하는인사만 받던 신부가, > > 온종일 사람들 앞에서 > 허리 굽혀 휴지를 주우려니까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웃었다. > > "고개 숙여 생각할 글입니다. >
링크 #1
링크 #2
파일첨부
왼쪽의 글자를 입력하세요.